유리비가 내리는 행성 HD 189733b를 아시나요?

대기 중의 수증기가 물방울이 되어 지상으로 떨어지는 '비'가 내리는 지구는 어쩌면 축복받은 행성이지요. 하지만 '비'가 꼭 지구에만 내리는 것은 아니죠. 예를 들어 섭씨 500도에 육박하는 금성에서도 '비'는 내리니까요. 하지만 금성은 대기가 대부분 이산화탄소로 되어 있어 고농도의 강한 산성비가 내려 지옥 같은 환경을 제공한다는 것이 지구와 매우 다르죠.

그런데 이런 금성은 명함도 못 내밀 행성이 하나 있어 소개할까 합니다. 지난 2005년 발견된 이 행성은 'HD 189733b'라고 불리는데요. 지구로부터 약 63광년 떨어진 곳에 있죠.

또한 2013년에는 영국 엑시터 대학 과학자들이 허블 우주망원경의 분광 사진기를 이용해 외부 행성으로서는 처음으로 색깔을 밝혀내는 데 성공하는데요. 놀랍게도 'HD 189733b' 행성의 색깔은 지구처럼 푸른색을 띠고 있다고 하죠.

 

그렇다면 'HD 189733b' 행성도 지구와 같은 환경일까요?

아닙니다. 지구가 푸르게 보이는 것은 바다가 붉은색과 녹색 파장을 푸른색보다 강하게 흡수해 푸른색을 반사하기 때문이지만, 'HD 189733b' 행성이 푸른색을 띤 이유는 푸른빛을 산란하는 규산염이 비에 녹아내렸기 때문이죠.

그리고 겉보기에는 지구와 비슷해 보이지만, 이 행성의 대기는 폭발적인 증발 현상이 일어나는 등 환경이 매번 극적으로 바뀌는데요. 이럴 때마다 구름에서는 용접기에서 푸른 불꽃이 튀어나오듯 규산염 입자들이 비가 되어 쏟아진다고 하죠.

특히 규산염은 유리를 만들 때 쓰이는 물질인데요. 이 행성에서 내리는 비가 '유리비'로 불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죠.
또한 이 행성의 크기가 목성과 비슷하지만, 중심별과 겨우 464만 km의 거리를 두고 공전하다 보니 거리가 매우 가까워 '조석 고정'이 생겨 달처럼 한 면은 항상 별을 향하고 다른 면은 항상 어두운 상태를 유지하는데요. 

이 때문에 행성 온도는 고도에 따라 철분을 녹일 수 있을 정도로 섭씨 3000도까지 올라간다고 하죠. 그리고 이런 고온으로 인해 대기 중에서 녹은 규산염 입자가 비가 되어 시속 7000㎞의 맹렬한 속도로 행성 표면에 쏟아져 내린다고 하지요.

이처럼 'HD 189733b' 행성에 내리는 비가 지구에서 볼 수 있는 촉촉한 액체가 아닌 '유리 조각'이다 보니 이곳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 수천 조각으로 잘려 죽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는데요. 이런 이유로 과학자들은 이 행성을 지옥에 가까운 행성이라고 칭했다고 하네요.

끝으로 우리가 가볼 수 없는 이곳은 지구에서 63광년이라는 먼 거리에 떨어져 있는 외부 행성에 속하는 별이지만, 다시 한번 우주의 신비를 느끼게 해주는 '유리비' 행성이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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